갓 베어 낸 나무를 손에 들면 묵직합니다. 그 무게의 절반은, 놀랍게도 물입니다.
우리는 나무를 단단한 고체로만 생각하지만, 살아 있는 나무는 물을 잔뜩 머금은 스펀지에 가깝습니다.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이 줄기 구석구석을 적시고 있지요. 그래서 갓 벤 나무는 절반이 나무, 절반이 물입니다.
물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
이 물이 문제입니다.
나무가 타려면 뜨거워져야 하는데, 젖은 나무에 불을 대면 그 열은 나무를 데우기 전에 물부터 끓입니다. 냄비의 물이 다 졸아들 때까지 시간이 걸리듯, 나무 속 물이 다 날아갈 때까지 나무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습니다. 그사이 불은 지쳐 꺼지고요.
물을 잔뜩 안은 나무로는 좋은 펠릿을 만들 수 없습니다. 불도 안 붙고, 태워도 미지근하고, 무거운 물을 배에 실어 바다 건너 나르는 헛일까지 하게 됩니다. 그래서 펠릿을 만드는 일은, 절반쯤은 물을 쫓아내는 일입니다.
그런데 무엇으로 말릴까
여기서 질문 하나가 생깁니다. 나무를 말리려면 열이 필요한데, 그 열은 어디서 올까요.
경유나 가스를 태우면 간단합니다. 많은 곳이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땅속에서 꺼낸 연료를 태워 나무를 말린다면, 깨끗한 연료를 만들겠다면서 뒷문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셈입니다. 앞에서 번 것을 뒤에서 까먹는 일이지요.
나무로 나무를 말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 자신에게서 열을 얻습니다.
지난 글에서, 재를 줄이려면 나무껍질을 벗겨낸다고 했습니다. 그 벗겨낸 껍질을 버리지 않고 태웁니다. 그리고 그 열로 나무를 말립니다. 나무를 다듬다 저절로 나온 껍질이, 마침 그 나무를 말리는 데 꼭 맞는 열이 되어 주는 겁니다. 화석연료는 한 방울도 새로 꺼내지 않습니다.
껍질을 태우고 남은 재는, 지난 글에서 본 대로 다시 흙으로 갑니다. 벗겨낸 껍질 한 조각도 버려지는 자리가 없습니다.
갓 벤 나무는 무게의 절반이 물이라, 그대로는 불이 잘 붙지 않고 태워도 미지근합니다. 그래서 펠릿을 만드는 일은 절반쯤 물을 쫓아내는 일입니다. 문제는 말리는 데도 열이 든다는 것 — 이 열을 화석연료로 내면 친환경 펠릿의 뜻이 바랩니다. 그래서 우리는 벗겨낸 나무껍질을 태워 나무를 말립니다. 나무에서 나온 것으로 나무를 말리고, 남은 재는 흙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