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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깊이 들어가는 시리즈 · 02

같은 펠릿인데,
발열량이 왜 다를까

2026. 07 · PT. INKO NATURE ENERGY

펠릿을 사고파는 자리에서는 늘 발열량을 이야기합니다. 1킬로그램을 태우면 열이 얼마나 나오는가 하는 값이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같은 펠릿을 두고도 서류마다 발열량 숫자가 다르게 적혀 있곤 합니다. 어떤 곳은 4,800이라 하고, 어떤 곳은 4,300이라 합니다. 속인 것도, 잘못 잰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까요.

두 개의 발열량

먼저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발열량에는 사실 두 가지가 있습니다. 총발열량순발열량입니다.

나무를 태우면 그 안의 수소가 산소와 만나 물이 됩니다. 이 물은 뜨거운 수증기 상태로 생겨납니다. 그런데 수증기가 다시 식어 물방울로 맺힐 때는, 품고 있던 열을 도로 내놓습니다. 물이 증발할 때 열을 빼앗아 가고, 반대로 응결할 때 열을 돌려주는 성질 때문입니다.

총발열량은 그 수증기가 끝까지 식어 돌려주는 열까지 전부 더한 값이고,
순발열량은 그 열을 빼고 남은 값입니다.

총발열량은 실험실의 밀폐된 통 안에서 잽니다. 수증기가 빠져나갈 데가 없으니 결국 다 식어 물이 되고, 그 열까지 계산에 들어가지요. 반면 순발열량은 그 수증기가 돌려주는 열을 뺀 값입니다. 왜 빼느냐 — 실제 발전소에서는 그 수증기가 물이 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굴뚝으로 날아가는 열

실제 보일러를 생각해 봅시다. 연소로에서 생긴 뜨거운 수증기는 어디로 갈까요. 식어서 물이 되기 전에, 굴뚝을 통해 뜨거운 김째로 빠져나갑니다. 그 수증기가 품고 있던 열도 함께 날아가 버리는 겁니다.

그러니 실험실에서 잰 총발열량은, 실제 보일러가 손에 쥘 수 있는 열보다 항상 높습니다. 응결하며 돌려줄 그 열이 현실에서는 굴뚝으로 사라지니까요. 그래서 발전소가 진짜 관심을 두는 것은 순발열량입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열이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첫 번째 갈림입니다. 같은 펠릿이라도 총발열량으로 적으면 높은 숫자가, 순발열량으로 적으면 낮은 숫자가 나옵니다. 어느 쪽 기준인지 모르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엉뚱한 비교를 하게 됩니다.

물이 숫자를 흔든다

두 번째 갈림은 수분입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갓 벤 나무는 절반이 물이라고 했지요. 잘 말린 펠릿도 얼마간의 물기는 머금고 있습니다.

이 물기가 발열량 숫자를 크게 흔듭니다. 펠릿 안에 물이 많으면, 태울 때 그 물을 데우고 증발시키는 데 열을 먼저 써야 합니다. 게다가 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탈 나무가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물기가 많은 펠릿일수록 실제로 쓸 수 있는 열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발열량을 적을 때는 반드시 기준을 밝혀야 합니다. '받은 그대로'—물기를 머금은 상태로 잰 값인지, 아니면 '말린 기준'—물기를 완전히 말린 상태로 잰 값인지에 따라 숫자가 또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물을 말린 상태로 재면 당연히 더 높은 숫자가 나옵니다. 방해하던 물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네 가지 숫자가 나옵니다

정리해 봅시다. 총이냐 순이냐가 한 축이고, 받은 그대로냐 말린 기준이냐가 또 한 축입니다. 이 둘을 조합하면, 똑같은 펠릿 하나에서 네 가지 발열량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받은 그대로말린 기준
총발열량중간가장 높음
순발열량가장 낮음중간

표의 네 칸이 모두 같은 펠릿의 발열량입니다. 서류마다 값이 달랐던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누가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자를 대고 잰 것이지요. 그리고 발전소가 실제로 손에 쥐는 값은, 넷 중 가장 낮은 왼쪽 아래 칸—받은 그대로의 순발열량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도착한 열

그래서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은, 발열량 숫자 하나만 보고 좋다 나쁘다를 말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되묻습니다.

"그거 총발열량입니까, 순발열량입니까.
그리고 받은 그대로입니까, 말린 기준입니까."

이 두 가지를 맞춰 놓고서야 두 펠릿을 나란히 비교합니다. 결국 사고파는 쪽이 알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이 펠릿을 배에 실어 바다를 건너 발전소 화로에 넣었을 때, 실제로 손에 쥐는 열이 얼마인가.

발열량은 그저 하나의 숫자가 아닙니다. 어떤 자로 쟀는지를 함께 물어야 비로소 뜻이 서는 숫자입니다. 좋은 펠릿을 고르는 일은, 높은 숫자를 찾는 일이 아니라 같은 자로 잰 숫자를 견주는 일입니다.

In short

같은 펠릿인데 서류마다 발열량이 다른 것은, 재는 자가 여럿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총발열량은 연소로 생긴 수증기가 응결하며 돌려주는 열까지 더한 값이지만, 실제 보일러에선 그 수증기가 굴뚝으로 날아가므로 그 열을 뺀 순발열량이 실제 쓸 수 있는 열입니다. 둘째, 펠릿에 든 수분이 많을수록 그 물을 증발시키는 데 열을 빼앗겨 실제 발열량이 줄고, '받은 그대로'냐 '말린 기준'이냐에 따라 숫자가 또 달라집니다. 이 두 축을 조합하면 한 펠릿에서 네 가지 숫자가 나옵니다. 그래서 발열량은 반드시 "총이냐 순이냐, 받은 그대로냐 말린 기준이냐"를 맞춰 비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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